시험을 보기전 독일어 실력: 학원에서 야매로 A2, B1, B2 까지 초스피드로 진도를 빨리 빼면서 (이전 글 참조) 레벨을 올림. 단어 많이 암기하고 기본적인 문법구조 익히며 대충 읽는 것은 가능한 상태. 리스닝, 스피킹 객관적으로 매우 부족.
고민 고민 끝에 (이 고민을 무려 1년 동안 함.)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환급 과정을 신청했었다. (C1)
개인적으로 뭘 배울 때 환급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기여코 받아내려고 애를 쓰게 된다.
밥벌이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저녁에 꼭 공부를 해야 했고 엉덩이를 침대가 아닌 의자로 붙이려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돈)
이제부터 내가 공부한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읽기 : 이 온라인 강의에서 제공하는 텍스트는 대략적으로 잘 이해가 되었다. 어휘가 부족해서 단어 유추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파악할 수 있었다. 영어를 텍스트를 읽으며 공부했던 경험 때문인지 독일어도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추가로 텍스트를 찾아 읽었는데, 일단 Spiegel 사이트로 가셔서 무료로 배포되는 기사들을 읽으면서 나중엔 좀 어렵게 느껴지는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Zeit, Süddeutsche Zeitung 을 읽으면서 독해를 읽는 속도를 올리려 했다. (........이건 지금도 해야하는 공부법인데, 게을러서 안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듣기 : 배송된 교재에는 텍스트 녹음파일이 있었는데 나는 같은걸 듣는걸 매우 지루해 하는 성격이라 Deutschland Funk 앱을 다운받아서 Forschung Aktuell, Informationen am Morgen, Campus & Karriere 채널 즐겨찾기 하고 계속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앱부터 켜고 비몽사몽한채로 틀어놓고 (들리진 않음) 잠에도 앱을 틀어놓고 잠에 들었다. 그냥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냥 이렇게 지푸라기 잡듯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이기에. 여기에 받아쓰기라던가, 쉐도잉을 하면 너무 좋겠지만 나는 그렇게 꼼꼼하게 노력,시간이 많이 드는 공부법을 하기엔 금방 지쳐버려서 (작심일일)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남는 시간엔 유투브로 독일어 다큐보고 독일 유투버만 봤다.
쓰기 : 독일어를 배우던 극 초반에는 일기를 쓰는 연습을 했는데, 친구나 지인이 첨삭해 줄 수 있다면 아주 좋다. 일단 시험을 위한 꼭 외워야 하는 문장들을 준비하고, 내가 써먹을 수 있는 문장들을 (그래프 설명 등) 구조화 해서 문단 서두엔 이런식으로 쓰고, 단어만 바꾸는 등으로 꼼수를 쓴다. (어차피 이것도 공부의 일환). 자주 나오는 표현들은 그냥 외워버린다. 어차피 공부는 암기와 반복. 기출을 풀고 기출답안도 보고 나 혼자 답을 써보고 첨삭 받았다.
말하기 : 말하기는 시험 직전까지도 진전이 없고 말을 할때마다 머리와 혀가 굳는 고통에 시달렸다. 말하기를 잘한다는 것은 읽기/듣기/쓰기를 잘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내가 철저히 알고 있는 단어와 문장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은 탄뎀 파트너를 찾아 원어민 혹은 독일어 잘하는 외국인과 연습하고, 독일어를 공부하는 한국인과 스터디를 하거나 아님 짧게라도 글을 써서 첨삭을 받은 후 입으로 내뱉는 연습을 하거나 하면 된다. 나는 공부도 조용히 말없이 하는 스타일인데 그래서 인지 스피킹은 할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시험 스피킹도 구조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말할 수 있는 , 말해야 하는 문장들을 정리하여 스크립트를 만들면 좋다.
시험준비 책: Fit fuer den Testdaf 를 먼저 구입해서 문제를 풀고 스피킹의 경우에는 뒤쪽에 있는 답지를 완전히 외웠다. (물론 다시 까먹었지만 답안을 체화하는 연습이었다) 이 때는 한국분과 스터디를 하면서 스피킹 문제를 풀고 답안을 외워 말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독일인과 하기에는 내 실력이 너무 허접이라 부끄러웠던 시절이었다.) 연습을 하기 위해 암기를 하였고, 암기를 하면 말은 할 수 있으나 결국 혼자 문제풀이 능력은 그대로였다. (뭐라 해야하지? 생각 후 사고 회로 멈춤) 이 후 Testdaf Training 2015 보라색 책을 풀었다. 책의 출판 시기가 꽤 오래전이라 쓰기,말하기 파트 부분 주제들이 동떨어지긴 하나, 그냥 감수 했다. 2권의 책을 통해 유형 파악이 되었고, Pruefungstraning 책을 풀었다. 이 책은 앞의 두권을 거친 후라 그런지, 가장 쉽게 느껴졌고 책이 워낙 다른 책보다 쉬운 편이긴 하다. 스피킹이 부담되어 매일 저녁에 한 시간씩 스피킹만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이 때 Testdaf 스피킹 7문제에 대한 모범답안 템플릿을 만들어 답안을 구조화시켜 체화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구조적으로 답을 하면 된다는 생각에 다양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다. (나는 시험전날 모의고사에서 스피킹을 굉장히 잘 하게 되었었다)
쓰기도 모범답안을 구조화시켜 한 3일-4일에 한 번씩 글을 쓰고 친구에게 첨삭을 받았고 시험까지 한 20개 정도의 글을 썼다. 그리고 남은 기간동안 Musterpruefung 1,2,3,4,5를 다 풀고, 더 이상 다프 문제풀이 책을 찾을 수 없어 Telc C1이나 DSH 기출 등과 같은 다른 시험의 문제를 풀었다. (불안감 해소용)
실제 시험 후기:
실제 시험장에서 읽기는 매우 할만함. 지금까지 1번 문항 10분, 2번문항 10분, 3번문항 20분으로 총 40분 안에 푸는 연습을 해왔는데 실제 시험장에서는 70분이 주어져 검토를 3번은 했다. (나는 시험 시간이 더 짧은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듣기는 평소 어플 듣던 습관으로 6개월 내내 많이 늘 수 있었고 1,2번 문항만 잘 들으면 3번은 두 번 듣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적었다. 읽기와 듣기를 수월하게 끝낸 합격을 하겠다는 느낌에 만족스러웠으나, 쓰기를 받는 순간 정말 당황스러웠다. 이제까지는 기출에 그래프를 활용한 아주 제너럴한 주제들이 나왔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무슨 미래산업 얘기 같은 생소한 주제가 나왔다. (테닾은 앞으로도 계속 이럴 예정일 것이다.) 일단 개요를 짜고 초반에는 최대한 고급진 문장 구성을 하려고 노력했으나 (노력만 함.) 중반으로 갈수록 동의어 반복이 많아지고 (어휘부족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는..) 후반에는 시간이 점점 부족하여 논리 전개가 산으로 갔다.
스피킹도 연습할 때보다 긴장하여 실수를 많이 했고 (그냥 정신없이 흘러가면서 시간도 몇초 남았는지 확인이 안되는 시스템, 완전 카오스) 중요한 4,6번 문제에서도 버벅대면서 무슨 소릴 한건지 전혀 기억이 안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5/5/5가 나왔다.
내가 보기엔 이 시험은 철저한 상대평가로 생각보다 점수를 후하게 주는 시스템이라고 느꼈다.
나는 지금도 내 독일어가 C1이라고 생각 안한다. 시험은 문제유형에 대한 전략적인 대비가 필요하고 나는 그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뿐... 독일어를 즐기면서 사랑하는 그런 단계는 아직 못갔다. C1이면 대체 얼마나 잘해야 하는거야? 하고 독일어 삐약이들은 궁금해 하겠지만 시험은 시험일 뿐이었다. 진짜 모두 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험을 앞둔 이가 있다면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해보면 좋겠다. 결국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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